제목보고 야마가 입빠이 받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일단 진정하고.
비정규직 문제에서 사람들이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부분들이 많다. 한마디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간과(看過)하는 것들이 상당히 많은데! 일단 두 가지만 말해보자!
우선 첫 번째로 회사 안에서의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갈등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장 큰 문제점은 두 가지인데, 돈 문제야 드러난 문제고 모두 아는 것이니 빼고, 실제로 돈 문제만큼 심각한 문제가 하나 더 있다. 바로 공채시험 보고 들어온 정규직 사원들의 반발이다.
생각해 봐라. 일단 비정규직이 있다는 것 자체가 대기업일 가능성이 크다. 대기업 어떻게 들어가는지 알지?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원 졸업까지 놀지도 못하고 머리 터지게 공부하고 언어연수에 유학까지 다녀오고 그 심한 경쟁 거쳐서 들어간 후에도 연수 받으면서 또 경쟁해서 들어갔는데, 뭐? 대충 들어온 놈들이 꼴랑 2년 근무하고 정규직? 씨발! 욕 안 나오겠나?
정규직만 되면 모든게 끝나는 것 같지? 그 후에 회사 안에서 어떻게 버틸 건데? 예전(지금도 하는지 모르겠지만) KTX여승무원들이 정규직 되겠다고 설레발레 칠 때도 그게 궁금했다. "저런 식으로 2년 일하고 정규직 되면 회사 안에서 버틸 수 있을까? 정치 노조에 이용당하고 있는걸 알고는 있을까?"
정치노조 문제는 나중에 얘기하고, 먼저 같은 회사 안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과 계급문제에 대해서 말하겠다. 일단 대기업에서 같은 회사 안에 정규직 이외에 계약직과 용역직(파견근로자들)들이 섞여 있는데 계약직도 전문계약직, 기간계약직, 업무계약직 등이 있다.
이중 전문계약직은 그게 심하지 않은데 나머지 계약직과 용역직은 정규직 사원들이 속으로 무시하는게 상당히 심하다. 그래도 배울 만큼 배운 놈들이라 인격들이 있으니 특별한 문제가 없는 이상 대놓고 무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항상 그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 "재들은 대충 들어와서 엉덩이 살짝 걸쳐 놓고 잡일 하는 애들이다." 라는 식의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게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니다.
일단 "대충 들어왔다"는 말이 맞다. 사실 비정규직 입사는 정규직 공채 입사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쉽게 들어간다. 물론 당사자들은 힘들게 들어갔다고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정규직 공채와는 하늘과 땅 차이다. 맡고 있는 업무도 단순 작업이나 난이도가 낮은 업무들을 주로 한다.
용역직이나 일반 계약직이 수십억, 수백억 짜리 계약 따내러 다니는거 봤나? 아니지? 아무나 몇 번 해보면 바로 할 수 있는 그런 일들을 비정규직에게 맡긴다. 한마디로 정규직에게 시키기에는 월급이 아깝고,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들이다.
그러니 겉으로는 같이 일하는 직원이라고 하면서도 마음 속으로는 같은 레벨의 직원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거다. 근데 그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던게 1년 지나고 2년 지나고 6년이 지나가는 시점에서는 바뀌더라.
처음에는 "대충 들어와서 엉덩이 살짝 걸쳐 놓고 잡일 하는 애"에서 "재는 들어올 때 잘못 들어와서 그렇지 사실상 우리 직원이다." 라는 식으로 4년~6년이 지나니까 마인드가 바뀌더라는 거다. 그때쯤 되면 차장,부장,국장들도 진짜 자기 부하직원이라는 생각을 가져 준다.
두 번째로 비정규직은 언제 짤릴지 모른다 라는 헛소리다.
예전에는 비정규직이 해고 당할 때는 사실 당사자의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었다. 회사도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 어차피 사람을 써야 할 경우, 별 문제 없으면 쓰던 사람 계속 쓰지 계속 사람 바꿔가며 쓰는 건 회사 간부들도 싫어한다. 지금 문제 없이 잘 하는데 뭣 하러 짤라 내고 다시 뽑아서 교육 시키겠나? 귀찮게!
쉽게 말해서 이 비정규직법이 나오기 전까지는 사실상 고용은 안정돼 있었다. 회사라는 곳이 사람 사는 곳이라 인간관계에서 크게 문제 없는 이상은 간부들이 괜히 사람 안 짜른다. 짜를때는 짜를만한 이유가 있어서 짜른다.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이런 경우는 본적이 있었다. 파견직원 한명이 간염에 걸렸다. 한달 간 입원해야 한단다. 근데 회사 규정에 파견근로자는 어떤 이유에서건(치병이든 사고든 무조건) 일주일 이상 결근을 할 경우 자동 퇴사 되는 거다. 그래서 부서 안에서 외부에 알리지 않고 한달 간 나머지 사람들이 땜빵 하기로 했는데 어쩌다가 인사관리자에게 알려지는 바람에 짤리고 말았다. 다행이 3개월 후 재입사를 하기는 했지만. 쯥~
이 문제는 나중에 다시 말하기로 하고, 어쨌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회사라는 곳도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 비정규직이라도 막 짜르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거다. 이 비정규직법이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도대체 2년 근무 후 정규직 전환이라는 발상이 누구 머리에서 처음 나왔는지 궁금하다.
예전에 회사 다닐 때 비정규직들이 모여서 이런 얘기를 한적이 있었다. 그때 2년 근무 후 정규직 전환에 대한 말이 처음 나왔을 때인데 우리끼리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사장이라도 2년 일했다고 정규직 시켜줄 바에 야는 짜르고 만다. 미쳤냐? 2년 일했다고 정규직 시켜주게?"
협상이라는 거는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하는 게 협상이다. 도저히 받아들일수 없는 조건을 무조건 따르라는 거는 협상이 아니라 시비 거는 거다.
회사 입장에서 생각해 봐라 비정규직 2년 근무 후 정규직 전환이면 그 많은 비용을 어떻게 감당하나? 같이 죽자는 건가? 돈 문제도 돈 문제지만 자기들이 볼 때 비정규직들이 회사 들어 올때 저렇게 쉽게 들어 왔는데 그걸 꼴랑 2년 근무로 퉁 치자고? 그걸 받아들일 수 있겠나?
그동안 정치노조들이 비정규직들을 위한답시고 이용해 먹고 있었다. 멋모르고 같이 설치던 비정규직 애들도 많이 있었고. 대표적인 예가 KTX 여승무원 사건이고. 아니라고? 철도노조에서 입으로는 그 애들을 위해 투쟁한다면서 실제로 이용만 하고 버린 거 아닌가? 정말 자기들 식구라고 생각 한다면 철도노조가 임금동결을 감수하고 거기서 남는 예산으로 여자애들 정규직을 시켜 줬어야 한다. 자기들은 전혀 손해 볼 생각 없이 회사만 책임져라? 그거 불가능 하다는 거 철도노조가 모르고 있겠나? 철 없는 여자애들 정치적으로 이용만 해먹고 버리겠다는 거 아닌가?
현실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은 노조에서 임금인상을 동결하고 거기서 비축되는 예산만큼 매년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주는 거다. 이런 식으로 하면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10년이면 어느 대기업이든, 공기업이든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이 될 거다. 회사가 망할 만큼 적자만 보지 않는다면 말이다.
하지만 노조는 절대로 이런 미친 짓 안 한다. 정치노조는 비정규직을 이용수단으로 보지 동료로 보지 않는다. 정말 동료로 본다면 왜 자기들은 고통분담 안하고 회사만 책임지라는 건가? 정말 노조가 비정규직을 동료로 생각한다면, 깃발 들고 투쟁하기 전에 고통분담 먼저하고 그 다음에 투쟁해라. 그래야 명분이 설 것 아닌가?
지금부터 대안을 제시하겠다. 이건 나 혼자 생각이 아니라 예전 회사에 있을 때(회사 나온지 10년 가까이 됐다.) 비정규직들끼리 했었던 얘기다. 우리들 생각으로 합리적인.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있는. 그리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대안이다.
이 글 제목 그대로 8년 근무 후 정규직 전환이다. 그냥 8년 후가 아니라, 8년간 단계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하자는 거다.
일단 입사 후 2년이 지나면 고용을 안정시킨다. 급여나 복지 부분은 그대로 내버려 두고 고용안정 문제만 정규직과 동등하게 하는 거다. 그럼 위에서 말했던 사례처럼 아파서 회사 못나온다고 짜르는 일은 없다. 그 후 다시 2년이 지나면 복지 부분을 정규직과 동등하게 하는 거다. 휴가나 휴직, 성과급, 그 외에 정규직이 받는 복지와 동등한 복지를 보장하는 거다. 여기까지 4년이다.
거기서 2년 후 그러니까 입사 후 6년이 됐을 때 정규직으로 전환하던지 그게 아니면 정규직 급여의 최소 70%의 급여를 지급하는 거다. 생산직 쪽은 사실상 동일장소에서 동일업무를 하기 때문에 6년이면 반드시 정규직 전환을 시켜 줘야 한다. 하지만 동일업무를 하지 않는 비정규직도 많다. 그럴 경우 6년으로도 짧다고 생각 될 수 있으니 정규직 전환을 보류하는 대신 급여는 정규직의 70%는 보장해 줘야 한다.
그 후 다시 2년이 지나면 무조건 정규직 전환이다. 단! 조건이 있다. 경력을 모두 인정해 줘야 한다. 현재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줄 때 경력을 절반으로 깎아 버리는 회사가 많다. 이건 좀 억울하잖아? 8년이나 근무했는데 경력을 반 토막 내버리면 회사에 화염병 던질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경력과 학력은 완전히 인정해주자.
이렇게 되면 입사 후 2년이 지나면 고용안정이 되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만 일으키지 않으면 6년~8년이 지나면 대기업의 정직원이 된다. 이건 회사나 정부에서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다. 이걸 못하겠다고 하면 회사에 불질러야 한다. 안 그런가?
내가 8년을 주장하는 다른 이유가 또 있다. 일단 들어올 때 공채시험 안보고 쉽게 들어왔으니 공채시험 안본걸 4년 근무로 퉁 치고, 그리고 비정규은 사실상 대부분 고졸이다. 대학 안나온거 4년 근무로 퉁 치는 거다. 가끔 이런 새끼들 있다. 대졸 비정규직 중에 전부다 그런건 아니지만 자기들은 비정규직이지만 대학교 나왔다는데 정규직과 차별대우 받는거 불만이라는 거다.
씹빵! 그럼 공채시험 보고 들어가던가! 아니, 실력 안돼서 시험 떨어지는 거나, 자격 안돼서 시험 못 보는 거나 정규직 못하고 비정규직 하는 거는 똑같은 거잖아. 안 그런가? 그렇게 대학 나온 대우 받고 싶으면 당당하게 시험 보든가. 그게 아니면 고졸하고 똑같은 거 아닌가?
마무리 하자. 6년~8년? 너무 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다. 하지만 지나보면 금방이다. 나이도 그렇다. 남자의 경우 군대 다녀오고 입사하고 8년 지나면 서른이다. 여자는 20대 후반이고. 대졸일 경우는 30대 초, 중반이다. 당사자들에게는 너무 오랜 세월 이지만 지나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2년? 좃 까는 소리다. 그건 회사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다. 도대체 이 2년이 누구 머리에서 처음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비정규직 문제는 정치노조에서 대정부 투쟁수단으로 이용만 했었던게 사실이다. 민주노총 같은 정치노조에서 비정규직을 투쟁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해 정규직 전환을 일부러 막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지난번 KTX여승무원 애들 봐라. 완전 총알받이 잖아! 정말 그 여자애들을 위한다면 철도노조에서도 고통분담을 해 줘야 하는거 아닌가? 자기들은 털 끝 만큼도 손해 안보고 철 없는 여자애들 꼬드겨서 총알받이로 써먹고 버렸다는 느낌이 드는 건 내가 오바 하는 건가?
비정규직으로 회사에서 이용만 되고 버려지는 것도 서러운데 버려진 후에 정치노조에 이용되기 까지 하면 더 서럽지 않나? 안 그런가?
씨발...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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